아무도 없었다 (★스포일러 주의★)
이 대사를 보고 그게 생각나더라구요
원피스 스릴러 바크편
롤로노아 조로 명대사
"아무 일 없었다"
칠무해 겟코 모리아를 쓰러트린 후
정부의 명을 따라 쿠마가 루피 일행을 찾아와서
루피의 목을 노리는 순간
루피를 대신해서 조로가 그 희생을 대신 치르게 됩니다.
그때 나온 명대사가 생각났습니다.
이것과 약간 유사하게(??)
이번 심야괴담회 주인공들을 대신해서
무당이 대신 그 희생을 치르는 감동 스토리입니다.
원피스 단행본 50권 485화 / 애니메이션 377화 나옵니다.
경상북도의 시골 마을에 사는 할머니
평소와 달리 대중교통을 이용하니
생각보다 외진 할머니 댁
진수 : "동하리 가려는데 버스를 어디서 타면 될까요?"
행인 : "아, 동하리... 거기 버스가 막 떠났는데"
행인 : "한 3시간은 기다려야 해"
행인 : "거기 버스가 하루에 네 번밖에 안가거든"
할머니 댁에 가기 위해
다른 방법을 물어보는 진수
행인 : "앞산을 2시간쯤 걸으면 나오는 할머니 댁 마을"
2시간 별거 아냐
망설임 없이 움직이는 세 사람
정진수 : "여기 분위기 묘한데?"
정진수 : "잘 나왔어"
산길을 걷다 보니
대나무 숲으로 들어선 세 사람
바람이 불 때마다 댓잎이 서걱대는 소리가 들리고
해가 중천인데도 그늘이 내려앉은 대나무 숲
장대한 풍경에 넋을 잃은 진수
??? : "어디 가"
갑자기 들리는 목소리에 두리번거리는데
정진수 : "방금 무슨 소리 못 들었어?"
김수현+조지훈(친구들) : "무슨 소리?"
정진수 : "아냐, 빨리 와"
정진수 : '이상하다... 내가 잘못 들었나?'
??? :"여기야"
여전히 아무도 없는 주변
정진수 :"방금도 못 들었어? 야!"
조지훈 : "너 자꾸 이상한 말 할래?"
목소리를 들은 건 진수뿐
정진수 : "가자"
다가오는 할아버지의 손에 들린
죽은 닭
견디기 힘들 정도로 역한 할아버지의 냄새
할아버지가 든 닭의 비린내도
씻지 않아서 나는 체취도 아닌
생전 처음 맡는 역한 냄새
할아버지 : " 왜 여기서 얼쩡대고 있는데"
정진수 : "저희... 동하리 가는 길인데요...?
할아버지 : "동하리?"
할아버지 : "이리로는 못 가니까 돌아들 가"
정진수 : "이쪽으로 쭉 가면"
할아버지 : "어른이 말하면 네, 하고 들어!"
섬뜩하게 노려보는 할아버지
정진수 : "저희 알아서 갈게요"
할아버지 : "그쪽으로 가면 무명리가 나와"
할아버지 : "무명리는 가면 안 돼!"
정진수 : "무명리요?"
어릴 적 부모님의 맞벌이로 할머니와 살며
몇 번 가본 무명리 마을
할아버지가 다급히 만류했지만
정진수 : '어릴 적에 가봤던 마을인데 못 갈 건 뭐야'
김수현 : "야, 진수야... 할아버지 좀 꼬롬하다, 그냥 가자"
*꼬롬하다 : "꺼림칙"의 방언
김수현 : "할아버지, 저희 가볼게요!"
조지훈 : "먼저 가볼게요...!"
김수현 : "좋은 하루 되세요, 감사합니다!"
할아버지가 말렸지만
가던 길로 걸음을 재촉하는 세 사람
점점 깊숙이 들어가다 보니
안개 사이로 어렴풋이 보이는 마을
김수현 : "여긴가 본데? 무명리라는 마을이..."
진수의 기억과 달리 폐허가 된 무명리 마을
인적이 끊어져
방치된 마을회관과
담장이 무너진 집 사이로
무성히 자라있는 대나무
댓잎이 서걱대는 소리와 그늘로 인해
스산함이 감도는 무명리 마을
오싹함에 무명리마을을 벗어나는 세 사람
다시 대나무 숲으로 들어서는데
아까와 달리 묘하게 을씨년스러운 풍경
바람 소리 사이로 들리는
정체불명의 기괴한 소리
정진수 : "야! 너희들..."
갑자기 사라진 친구들
정진수 : "야, 너희들 어디 있어?"
정진수 : "장난치지 말고!"
정진수 : "빨리 가야 한다니까!"
정진수 : "야, 조지훈! 김수현!"
대답 없는 친구들을 찾는데
다시 들리는 정체불명의 기괴한 소리
빳빳하게 굳어버리는 몸
제보자
귀 이쪽에서부터 처음 들어보는 말
외계인 말도 아니고 동물 말도 아니고
어떻게 보면 귀신 영화에서 듣던 소리들 있잖아요
키득키득 웃는 소리 같은 게 나더니
이쪽 귀에서도 익익 그런 소리가 나는 거예요
그래서 이렇게 돌아보려고 했는데
그때부터 머리가 안 돌아가는 거예요
마치 가위에 눌린 것처럼
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건 눈동자 뿐
순식간에 사라진 여자
여자를 찾기 위해 두리번 거리는데
진수를 보며 웃는 여자
덮쳐오는 공포에 눈을 질끈 감는데
서늘하고 무직한 감촉이
온몸을 차례대로 올라타는 느낌
그럴수록 힘이 쭉 빠지고 정신이 흐려지는 그 순간
할머니 : "진수야! 진수, 거기 있니?"
할머니 : "할미가 왔어! 진수야!"
할머니의 목소리에 안도하며
정신을 잃은 진수
세 사람이 눈 뜬 곳은 할머니 댁
세 사람의 곁을 지킨 건
할머니와 부모님
가물거리는 정신으로
언제 오셨냐 물어봤더니
부모님 : "너희 지금 닷새 만에 일어난 거야"
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세 사람에게
지금까지의 일을 말해주는 부모님
할머니와 부모님이 발견한 세 사람은
대나무 숲 여기저기에 쓰러져 있었다
사흘 내내 앓아누운 채 구토한 세 사람
결국 인근에 사는 무속인을 데려온 할머니
무당 : "어르신, 애들은 이미 죽은 사람들이야"
무당 : "무명리에서 왜 데리고 오셨어"
제보자
(무당이) "애들은 이미 죽은 사람들이다"
"이미 대나무밭에서 죽은 애들인데, 왜 데리고 왔냐"
할머니가 독 안에다가 돈 묻어 놓으신 게 있어서
그 돈을... 300~400만원 정도를
무당한테다 주겠다고 하셨대요, 할머니의 전 재산이니까
(그랬더니) 무당이 "이건 돈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"
"지금 애네들한테 든 귀신을"
"자기가 이길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실히 모르겠다"
어머니, 아버지도 무릎 꿇고 빌고 친구 엄마도 빌고 하니까
(무당이) "그러면 내가 도와줄 건데"
"할머니도 혹시 잘못 될지도 모르는데"
"그래도 애들보다 어르신이 가시는 게 좀 낫지 않겠냐"
무당 : "보통 굿으로는 어림도 없어"
무당 : "어르신이 다칠 수도 있어"
무당 : "그래도 괜찮으시겠어요?"
할머니 : "뭐든 다 할 수 있어"
뜻을 굽히지 않는 할머니
결국 진행되는 목숨을 건 굿
방문을 잠그고 굿을 시작하는 무속인
방문을 붙잡고 있는 할머니
숯불에 쑥과 마른 고추를 태우더니
중얼거리며 기도하는 무속인
방 안을 가득 채우는 매캐한 연기에
고통스러워하는 세 사람
갑자기 악을 쓰며 몸부림을 치는데
무당 : "절대 손주들 밖으로 나가선 안 돼!"
무속인의 당부에
안간힘을 다해 버티는 할머니
동시에 쓰러지는 할머니와 세 사람
부모님 : "저희 애들이랑 어머님, 괜찮은 거 맞아요...?"
대답 없이 향로의 재를 손으로 집어서
할머니와 세 사람 몸에 바르는 무속인
무당 : "굿은 잘 끝났다"
무당 : "애들은 물론, 어르신도 정신을 차릴 거니 걱정하지 마"
그런데 며칠 후
진수 씨 가족이 들은 충격적인 소식
제보자
그 무당도 저희가 당했던 대나무밭에서 돌아가셨대요
대나무 숲에서 잔인하게 죽은 무속인
무당이 굿을 다 하고 가실 때
(어머니가) 할머니 돈에다가 보태서 500만원 정도를 주니까
무당이 자기 이제 돈 필요 없다고
"내가 죽을 사람인데"
"이 돈을 지금 가져가서 뭐하겠냐"고 하면서
만원만 딱 가져가셨다고 하더라고요
무당 : "노잣돈이 이정도면 됐지, 뭐가 더 필요하겠어"
노잣돈 만원만 가져간 그날
본인이 대신 목숨을 잃을 것이라는 걸 예견했던 걸까요
저희를 살려준 그분을
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
스산함이 감도는 대나무 숲길
노잣돈.. 이 정도면 됐어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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